언제부터 슈퍼를 하게 되었어요?
오래되었어요. 20년이 넘었어요.
어떻게 버티고개에서 시작하게 되었나요?
저 뒤에 기와집 보이죠? 집을 살 때 기와집 앞으로 작은 집이 붙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집에 딸린 집이래요. 그래서 그 집을 40살 때 사서 지금까지 있는데, 예전에는 이 앞에 길이 매우 좁았어요. 개울이 있었고 도로를 내려면 앞의 집을 헐어야 한다고 해서 헐어줬어요. 그렇게 헐어주니 할 게 없어서 이 슈퍼 자리를 작게 만들었죠. 그게 20년이 넘었어요.
커피, 라면 이런 것들을 팔고 계시네요.
처음에는 크게 했어요. 앞에까지 평상도 놓고 안에도 꽉 찼는데 남편이 하다가 돌아가셨어요. 제가 지금 85살이에요. 제가 혼자 못하니까 담배는 그냥 팔면 되니까 하고 있는 거예요.
손님들도 많이 와요?
오래되었으니까. 당골들이 담배도 일부러 팔아주러 오고,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그러니까 재밌죠. 이 동네에서는 60년 되었거든요. 여기 앞에 물 졸졸졸 흐르던 때에 제가 아기 업고 여기 올라온 사람이에요.
이 앞에 물이 있었나 봐요?
냇가였어요.
기억나는 손님이 있나요?
다 돌아가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여기 놀러 오죠.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여기는 슈퍼가 잘 되는 곳은 아니에요. 제가 집이 있는데도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힘들기 때문에 그냥 여기서 살아요. 슈퍼를 줄이고 방을 크게 만들었거든요. 여기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서 좋잖아요.
슈퍼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슈퍼는 의미가 없어요. 크게 버는 것도 없고. 그냥 노는 곳이에요. 지금도 한참 이야기하다가 방금 갔어요. 후배들이나 친구들이나 언니, 동생 하면서 놀다 가고 그래요. 죽을 때까지 여기 앉아 있어야죠.
여기가 약수동이죠?
여기는 신당2동이에요. 별자리가 많이 살았는데 그 사람들이 떠나고 빌라가 들어섰어요. 이 동네가 아주 부자동네였어요. 옛날에는 발도 못 붙이는 동네였어요. 다 강남구로 이사가고... 가니까 다 빌라를 지었어요. 꼭대기에서 다 내려왔어요. 고도제한으로 7층밖에 지을 수 없어서 아파트 개발도 어렵다고 들었어요. 저는 서울 사람인데 6.25때 장성으로 아버지와 함께 피난 갔거든요. 아버지는 거기서 계속 살고 저는 큰집이 있어서 여기로 왔어요. 서울서 결혼을 했고...
동네는 어때요?
동네는 참 좋죠. 이쪽으로는 부자 동네고 사람들도 다 얌전하고 좋은 사람들이 살았어요. 여긴 뭉쳐 다니는 사람이 없어요. 저는 오래되었으니 후배 친구들, 동생들, 아는 사람이 많잖아요? 여기가 들어와서 놀다 가기가 편하잖아요? 그렇게 살아요. 예전에 동국대학교 애들이 와서 일주일씩 뭐 하고 그랬어요. 제가 여길 내줬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