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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슈퍼
신풍슈퍼
(영등포구 신길동)
공간슈퍼

겉에서 봤을 때 이 장소가 예뻐요. 이곳은 언제부터 생긴 곳인가요?

60년대에 지어진 곳이고, 슈퍼는 80~90년대에 하다가 잠시 쉬고, 2002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어떻게 이 도림동으로 오게 되었나요? 

결혼해서 위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오게 된 동기는 1983년에 결혼했거든요. 결혼을 막 했으니 어렵게 살잖아요. 방 두 칸에, 월세 살고. 남편이 금성전기 오산에 다녔었는데 혼자 벌어서는 먹고 살기 힘든 시기였죠. 딸이 지금 39살인데, 그 애를 낳고 시아버지, 시어머니, 시동생도 같이 살았는데 남편 혼자 벌어서는 여러 식구가 먹고살기 힘들겠다 싶어서 뭔가 해야겠다는 고민을 하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옆집 며느리가 저랑 친했거든요. 그 집 아기가 저희 아이보다 한 살 어렸는데 서로 신랑 회사 이야기하고 그랬죠. 그런데 며느리가 저한테 8월에 돌아가신 시아버지께서 하던 슈퍼를 하라는 거예요. 그거하면 밥은 먹고 살 수 있다고. 방 세 칸이니 하면 어떠냐고요. 만약에 제가 하지 않으면 시아버지 친목계원이 계셨는데 그분을 주겠다고 했어요. 이 골목에 살았으니 먼저 이야기를 한 거죠. 그래서 남편한테 이야기해보고, 우리 시어머니께 말씀드려서 여기서 슈퍼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흔쾌히 하겠다고 했고 그래서 일로 와서 하게 된 거예요. 

 

구성품도 다양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남편이 깔끔해요. 담배꽁초통도 만들어서 속에 비닐을 넣어서 가득 차면 쓰레기 봉투에 버려요. 동네 사람들 다 와서 이야기해요.

 

예전에는 장사가 잘됐죠?

예전에 참 잘됐죠. 정말 괜찮았어요. 

 

그땐 무엇이 많이 팔렸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여전히 라면, 술, 담배가 많이 팔려요. 그런데 전보다 담배가 더 많이 팔려요. 심지어 여자들이 사가는 경우도 더 늘었어요. 힘들어서,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 가 봐요.

 

동네는 변한 게 없나요?

이 동네는 변한 게 별로 없어요. 저희는 여기에 살았으니 변한 걸 잘 몰라요. 집들이 깔끔해진 거? 저희는 이 슈퍼를 하면서 1987년에 3층짜리 허름한 집을 하나 더 샀고 90년에 새로 지었어요. 거기서 살림하다가 복잡해서 딸, 아들만 거기 살고 다시 세를 주고 여기 슈퍼 안에서 살아요. 슈퍼 자리가 아늑해요. 예전에는 올라가는 턱이 있는데, 당시에는 힘들어서 리모델링할 때 평평하게 했어요. 지금은 문 열면 바로 거실이라 편해요. 주방에서 뭘 하다가도 손님이 오면 나와서 줄 수 있죠. 혼자 할 수 있는 생각을 하면서 바꿨어요.

 

지금까지 일하시면서 사는 재미가 크겠어요. 신풍이란 이름은 왜 썼나요?

예전부터 이 동네가 신풍동이었어요. 그러다가 신길로 바뀌고, 다시 신길동으로 바뀌었어요. 몇 번 바뀌었다고 들었어요. 여기 앞이 신풍시장이었어요. 신풍? 말이 참 쉬워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이 슈퍼의 원래 주인이었던 아저씨, 아주머니 고향은 김포였고 슈퍼도 다른 이름이었는데 기왕 내가 여길 사서 한 거니까 신풍슈퍼로 하자고 마음먹었죠. 쉽잖아요? 정겹고.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나의 보금자리에요. 

 

혹시 이 동네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좋다는 거예요. 이전부터 살던 사람들이 그대로 살고 있어요. 옆집도, 이발소도, 뒷집도, 그 뒷집도 40년 산 사람들이에요. 남편은 이 동네에 더 오래 살았고 제가 결혼해서 온 것만 40년이니... 제가 80년도부터 90년대까지 아이를 볼 때 힘들었거든요. 둘째를 낳는 바람에, 지금 36살 아들이거든요. 그 아이를 여기서 났는데 그 녀석이 100원짜리 동전을 먹어서 목에 걸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니다 싶은 생각도 있었어요. 시댁이 손이 귀하다고, 아이를 잘 키워야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잘 키우는 데 집중하고 다시 여기서도 살고 그렇게 살다보니 안정적인 생활이 점점 되었고 일하는 재미도 느끼면서 살게 되었어요. 보람을 느끼고. 일하는 데 안 되면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고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뜻과 길이 있겠지... 하고 살아요. 

 

그런데 종종 학원 다니는 학생들이 오네요? 

종종 와요. 학교도 가깝고. 젤리나 군것질, 아직도 100원짜리 200원짜리 좋아해요. 참! 저 녹색 사다리 보이죠? 저기가 공중전화 자리였어요.